daydream 2008. 1. 14. 23:18


겨울 편지




댓잎 위에 눈 쌓이는 동안 나는 술만 마셨다

눈발이 대숲을 오랏줄로 묶는 줄도 모르고 술만

마셨다




거기 지금도 눈 오니?

여긴 가까스로 그쳤다




저 九耳 들판이 뼛속까지 다 들여다보인다




청둥오리는 청둥오리는 발자국을 찍으려고 왁자하

게 내려앉고,

족제비는 족제비 발자국을 찍으려고 논둑 밑에서

까맣게 눈을 뜨고,

바람은 바람의 발자국을 찍으러 왔다가 저 저수지

를 건너갔을 것이다




담배가 떨어져 가게에 갔다 오느라

나도 길에다 할 수 없이 발자국 몇 개 찍었다

이 세상에 와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것을

땅바닥에 찍고 다니느라

신발은 곤해서 툇마루 아래 잠들었구나

상기도 눈가에 물기 질금거리면서,





눈 그친 아침은, 그래서

이 세상 아닌 곳에다 대고 자꾸 묻고 싶어진다

넌 괜찮니?

넌 괜찮니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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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clozer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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