daydream 2008.01.14 23:09


습관성 사랑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-  박성철



커피포트에 물을 올리고

기다린다

네가 찾아오던

그 시간이 되면 습관적으로




출근 시간 전

모닝커피의 여유로움을 사랑하던

너를 그리며

눈짐작으로도 두 잔 분량의 물을

꼭 맞추어 커피포트에 올려놓고

어김없이 기다린다




탁자 위에 놓여 있는

비슷한 무늬의 두 개의 잔에

커피 두 스푼 설탕 한 수푼을 넣고

물이 끓기만을 기다린다

증기가 한 줌씩 한 줌씩 살아나

소리 내기 시작할 때면

내 그리움도 살아나

귀에 대고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

'아직도 사랑하느냐'고

'이제 잊을 만도 하지 않냐'고




씁쓸한 미소로

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나에게

재촉하듯 증기는 더 큰 소리로

끓어오르기 시작한다

이제 불을 꺼야 할 시간인데

이렇게 끓어오르는 물을

내려야 할 시간인데

나는 그냥 멍하니 지켜보기만 한다

그러다 어느 순간에 아차 하며

서둘러 길을 재촉한다




오늘도 이 어처구니없는 일을

되풀이하고 있다

마치 그래야만 다시

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처럼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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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clozer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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