daydream 2008.01.14 22:51





데이지 화분에 얼굴을 묻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  - 이상희    




세상을 빠져나가려는 중이야

쉬잇 내 말을 들어봐

난 다시 돌아오지 않을거야

다.시.는.돌.아.오.지.않.는.다

다시 돌아와도 찾을 수 없도록

도와줘 데이지, 내 얼굴을 먹어줘

내 의자와 찻잔을,

이름과 구두를 삼키고

동그란 꽃봉오리를 단단히 오므려버려

숱한 풀꽃더미 사이로 숨어버려

새 주소에도 검은 새 떼가 그림자를 떨어뜨렸어

포크레인이 앞산을 퍼먹으며

뿌리없는 나를 향해 다가오고

창문을 열면 녹슨 모래 언덕이 무너질 듯

데이지, 그런데 난 돌아오고 싶을거야

야수와 포옹할 미녀를 기다리며

끝없이 기나긴 불안의 끄나풀이 되고 말거야

도와줘 데이지,

돌아올 수 없도록

내 생의 사진들을 먹어줘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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