daydream 2007. 11. 29. 01:51




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


여림



종일,
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.
근데 손뼉을 칠 만한 이유는 좀체
떠오르지 않았어요.

소포를 부치고,
빈 마음 한 줄 같이 동봉하고

돌아서 뜻모르게 뚝,
떨구어지던 누운물.

저녁 무렵,
지는 해를 붙잡고 가슴 허허다가 끊어버린 손목.
여러 갈래 짓이겨져 쏟던 피 한 줄.
손수건으로 꼭, 꼭 묶어 흐르는 피를 접어 매고
그렇게도 막막히도 바라보던 세상.
그 세상이 너무도 아름다워 나는 울었습니다.

흐르는 피 꽉 움켜쥐며 그대 생각을 했습니다.
홀로라도 넉넉히 아름다운 그대.

지금도 손목의 통증이 채 가시질 않고
한밤의 남도는 또 눈물겨웁고
살고 싶습니다. 나는,
누구보다 열심히 살아 있고 싶습니다.

뒷모습 가득 푸른 그리움 출렁이는 그대 모습이 지금
참으로 넉넉히도 그립습니다.

내게선 늘, 저만치 물러서 저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여,
풀빛 푸른 노래 한 줄 목청에 묻고
나는 그대 생각 하나로 눈물겨웁습니다.








'daydream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몹시 괴로워지거든 어느 일요일에 죽어 버리자  (2) 2007.12.03
토이 6집 - 크리스마스 카드  (2) 2007.11.29
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  (2) 2007.11.29
새벽거리를 응시한다  (8) 2007.11.18
어디일까  (4) 2007.11.18
선천성 그리움  (6) 2007.11.17
posted by clozer

댓글을 달아 주세요

  1.  Addr  Edit/Del  Reply Favicon of https://echo7995.tistory.com BlogIcon 에코♡

    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가 "나"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네요^^

    2007.12.02 15:51 신고